금요일 저녁 퇴근해서 옷도 안 갈아입고 꾸벅 꾸벅 졸다가 걸려온 전화 한통...
고딩 친구인 물무사가 뜬금없이 내일 태백산 갈거냐고 물어보기에 얼떨결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어차피 약속없고 할 일이 없는데...
전화하며 기차를 알아보니 청량리역에서 아침 7시에 출발을 한다. 아침 7시 출발하는 기차표와 저녁 6시 10분에 출발하는 기차표를 예약을 하고...
송도에서 시간 맞출려면 새벽에 가야기 때문에 준비도 할겸 아침 4시로 알람을 맞추고 취침...
아침에 눈뜨니 5시가 조금 덜되어서 양치만 하고 차를 몰고 구로근처로 달려간다.
정신없이 달려가다보니 과속단속 카메라에도 찍힌듯...ㅠㅠ
물무사를 만나 기차를 타고 샌드위치와 맥주 두어캔을 마시고 간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고등학교 졸업한지 햇수로는 꽤 지났지만 아직도 만나면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가는 느낌이...기차를 타고가며 아침에 통화 가능한 다른 고딩때 친구와도 전화통화를 하고 장난도 치며...들어와서 친구들과 통화도 아직 제대로 못하였기 때문에...
역시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한다. ^^
공기부터 틀리다. 깨끗하고 맑은 공기...
태백은 내가 태어나서 자란곳이다. 버스로 조금만 가면 장성 화광동이 있는데
여기서 태어나서 중2때까지 학교를 다닌 곳이니...
지금은 아는 이 없어 올일 없지만 어릴때의 추억이 남아있는 곳...
4-5년전에 태백을 왔었지만 그때도 태백산에 왔었구나
이번에는 시간나면 가 볼 수 있을지?
우선 역 근처에서 식사를 하고 유일사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
나무에는 눈이 녹았지만 아직도 산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다.
겨울에 산행을 해본적이 없으니 장비도 없고 옷차림도 가관이다.
내복 하의가 없으니 옥션표 겨울등산바지속에 마트표 여름 등산바지를 입고
위에는 등산용 내의를 입고 그 위에 폴라플리스 티셔츠를 입고, 마트표 폴라플리스 자켓을 입고
그 위에는 아디다스 점퍼를 입으니 뚱뚱하고 몸이 부자연 스럽다.
산 밑에 도착해서는 날이 그리 춥지 않아서 플리스 자켓은 벗어 배낭에 접어 넣고...
겨울 산행을 해본 물무사가 체인을 들고오고 스키 장갑을 들고와서 고맙게 끼고는 올라가기 시작..
그동안 산행을 안하고 피워덴 담배때문인지 시작하자마자 숨을 헐떡 헐떡...
그런데 물무사는 숨도 거칠어지지 않고 올라간다.
가는데 체인은 벗겨지고 숨은 차고...
우선 물무사 페이스를 맞추기 힘들기 때문에 먼저 올라가라고 하고는 페이스 맞추어 천천히 가기로
기온이 낮아서 그런지 길에도 눈이 수북히 쌓여있어 아이젠이나 체인이 없으면 힘든날이 되었을듯...
힘들기는 마찬가지라서 올라가며 내려오는 사람들한테 많이 더 가야하는지 물어고본...
그런데 대답이 솔직해서 더 힘 들었다. "네 많이 더 올라가야되요" ㅠㅠ
그런데 이런 사람 많은 코스에서는 길 잃을 사람들도 없을듯...
올해는 설경을 많이 봐서 눈이 호강 하는듯
아침에는 상고대가 보기 좋았을듯... 오후라서 햇빛 비추는쪽은 녹고 반대쪽만 남아 있어서 아쉬웠다.
내려오는 사람들 몇명은 비료봉투를 들고 경사가 약한쪽에서는 썰매를 타고 내려오곤 한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오늘은 온도가 그리 낮지 않으니 아침일찍이나 볼 수 있었을듯 하다.
이런 설경사이로 걸어가는것만 해도 상쾌하고 기분 좋다.
이런 맛에 겨울 산행을 하는지...
강원도... 산...
힘들어서 페이스 조절도 되니... ^^
아침에 올라가며 옆으로 벗어나서 찍어야 할 듯 한데...
역시 좋은 사진 찍는 사람은 부지런 해야 하니...
물무사가 집에서 준비한 감, 사과등도 먹고...ㅋㅋ
오늘 그냥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준비도 시원찮게 무작정 겨울산행에 따라 왔는데 무사가 신경이 많이 쓰였을듯...
옷을 몇겹을 껴 입으니 몸매가..몸매가... ㄷㄷㄷ
내려가는데 경사가 가파른데 눈이 쌓여있으니 체인을 감아도 미끄러져서 옆의 로프를 잡고 설설 기어 내려갔다.
아이젠은 필수인듯...
체인을 차고 내려와도 눈이 많이 쌓여있으니 미끄러지는건 마찬가지...
거기다 계속 벗겨지구 ㅠㅠ
무사히 안전하게 당골로 내려오니 5:15분 가량 되어서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고 정류장마다 스다보니
택시로 이동하기로... 태백역에 도착하니 5:40분 가량 되어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나가서 편의점에서 막걸리 한 통을 사와서 조금 있으니 올갱이 해장국이 나오는데...
국물이...국물이 끝내준다.
첨에는 들어갈때 허름하고 손님도 없어서 별 기대없이 배나 채우고 갈 생각이었는데 국물이 시원해서
막걸리와 같이 단숨에 들이부어 먹었다.
낮에 도착해서 다른 음식점에서 소머리 국밥을 먹고는 실망을 해서 역시 역.터미날 앞에는 뜨네기 손님 장사구나
생각했는데 저녁에 우연찮게 들른 음식점에서 맛있게 먹었다.
주인 할머니도 순박해서 친할머니 같은 느낌이... 바같에서 산 막걸리를 마셨으니 해장국 가격외에 코키지 가격으로 2천원을 더 드리니
손사래를 치며 받지를 않으신다. 담에 태백산에 오면 다시 들려봐야겠다.
2010년 2월 20일 (토)
독거노인의 무료한 주말을 데리고가서 태백산의 절경을 보여준 물무사에게...
Special thanks to 물무사~~~
물무사 올린 글 : http://blog.naver.com/tb/msemusa/90081722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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